Chapter 154
Chapter 154
-----------------------------------------------------------------
Translator: penny
Chapter: 154
Chapter Title: That Bastard Didn't Manage Himself
-----------------------------------------------------------------
“죄송합니다. 민제 형이 흥분해서요.”
“어머, 그런데 민제 씨 이러는 거 처음 봐요.”
“저는 종종 봐요.”
“나, 빨리 이걸 남겨야 해!”
마침 매니저가 노트북을 들고 왔다. 강민제는 바로 튀어 나가서 노트북부터 펼쳤다. 차라리 저러면 그냥 폰으로 멜로디를 녹음하는 게 낫지 않나? 왜 꼭 노트북이지?
‘하여간 이상한 새끼.’
내가 고개를 저으니 주위에서 웃었다. 나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노트북으로 뭔가 하는 놈을 질질 끌고 나갔다.
***
‘선율의 서사’에서 내가 맡은 역은 질투하는 악역이었다. 주위의 빡빡한 압박감 속에서 숨소리 하나 못 냈던 이율과 자유롭지만 가난한 하선과의 관계가 이 드라마의 메인 줄기였다.
‘물론 ‘알고 보니 중간에 형제였습니다.’하는 반전도 들어가긴 하지.’
문제는 이 출생의 비밀이 이율을 더 벼랑 끝으로 몰고 간다는 데 있었다. 나는 천천히 허물어져 가는 이 역할을 아주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망해가는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하면 어떨까 상상하긴 했지.’
물론 그때는 장손이라며 신나게 뜯기는 멍청한 청소년이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기대하고 있긴 해.’
겸사겸사 제레미 자식도 잡아먹고 말이지.
그래서일까. 나는 이번 촬영도 기꺼이 할 수 있었다.
“아이고, 어떡하냐. 이렇게 급하게 잡혀서.”
“촬영은 제작 발표회 이후 아니었어요?”
“그게 그 수중 촬영장이 아무나 빌릴 수 있는 곳이 아니래.”
저런. 뭐 이런저런 절차가 있겠지.
“그나저나 수중 촬영인데 너 괜찮냐? 수영 잘해?”
“수영은 꽤 해요. 꽤 안 들어가긴 했지만요. 다른 게 걸리네요.”
“뭔데?”
“몸을 덜 만들었어요. 트레이너가 충분히 괜찮다고 했지만요.”
원래는 수영복이었지만, 주 이사님이 딜을 잘했는지 그저 셔츠와 바지였다. 하지만 천이 젖으면 몸도 제법 드러나는 법이었다.
‘강민제 몸 만들 때, 같이 해야 했나.’
놈은 정말 반바지가 입기 싫은지 죽어라고 운동을 했다.
“트레이너가 그렇게 말했다면 괜찮지 않아? 너 군살 따위는 없잖아.”
“뭐, 그렇지만 완벽하면 좋잖아요.”
슬슬 자라는데 더 잘 보여야지. 게다가 이 시기에 적당한 노출은 나쁘지 않았다.
‘자랐다는 것도 강조할 수 있고 말이야.’
잘 봐주셔야 할 텐데.
“조금 걱정이네요. 잘생기게도 봐주시려나.”
“푸하하하! 너 예쁘다는 말 신경 쓰이냐?”
“뭐, 어리면 예쁠 수도 있죠.”
매니저는 핸들을 돌리면서 말했다.
“즐겨라. 몇 번이냐 듣겠냐.”
충분히 즐기고 있긴 합니다.
“중성적인 건 오래 못 가잖아요.”
“어라, 단정적이네?”
“당연하죠. 사람은 자랄 시기에는 성장해야 해요. 팬분들도 지금은 섭섭하다고 하지만 진짜 변하지 않으면 걱정하실걸요.”
뭐, 그런 염려는 안 해도 되지만 말이다.
“그런데 너 키 진짜 많이 크더라. 코디가 자꾸 치수 수정하더라.”
“무릎이 쑤셔요.”
가끔 너무 쑤셔서 치트를 쓸 때도 있었다.
‘부작용이 미묘했지,’
무릎 통증을 제거했는데, 5분간 부작용이 간지러움이었다. 덕분에 침대에서 발버둥을 쳐서, 이승준이 무슨 일 있냐고 물었다.
“어쨌든 수영 잘한다니, 한시름 놨다.”
나는 대본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차는 잘도 나아갔다.
“그런데 오늘은 매니저님이시네요. 한진석 매니저님이 아니라요.”
“아, 오늘은 나야. 왜! 너 벌써 새 매니저에게 온몸과 마음을 맡기는 거냐!”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무슨 뜻이야, 저거.
“너, 새로 들어온 사람만 신경 쓰지 마라!”
“네, 네.”
“그냥 넘어가지 마!”
나는 그냥 신경을 껐다. 문득 윤미현 선생님께서 했던 말이 생각났다.
“집착하는 남자는 매력 없다?”
“엥? 무슨 말이냐?”
“아, 별거 아니에요. 그냥 생각나서요.”
“야! 그냥 넘어가기에는 말에 뼈가 있는데! 너, 나보고 그런 거지?”
저런.
‘신경 꺼야지.’
나는 조용히 대본에 집중하면서, 촬영할 장면을 머릿속에서 그렸다. 뭐라고 난리 난 것 같지만 내 알 바가 아니었다.
***
‘하얀 셔츠의 바지라…….’
물론 셔츠의 단추는 두 개쯤 풀려 있었다. 셔츠를 잡아당기자, 메이크업 담당자가 말했다.
“끝!”
“감사합니다.”
“뭘!”
나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오늘 수영 씬인데, 물에서도 괜찮죠?”
“당연하지. 그런데 도원이 너 피부 좋다.”
“아직 어리니까요.”
“아니야. 이건 타고난 거야. 거기에 비하면 제레미는…….”
그녀는 고개를 휙휙 돌리며 주변을 확인했다. 그러더니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뭘 이렇게 비밀스럽게 말씀하시지?’
뒷짐을 지고 고개를 들이미니, 메이크업 담당자가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제레미 피부 되게 푸석푸석해.”
저런.
“우리도 도화지가 좋아야, 잘 그리고 싶어지거든. 저건 보수부터 해야 해서 힘들어. 게다가 얼마나 까탈스러운지!”
그건 몰랐네.
그녀는 얼굴을 떼고 말했다.
“도원 씨는 그런 거 하나도 없다고 들었는데, 진짜네.”
“영광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미리 사 온 머핀을 건뤘다.
“뇌물입니다.”
“어머나! 잘 먹을게.”
소소한 거로 관계자들에게 점수 딸 수 있으면 그거만큼 좋은 게 없었다.
그때, 매니저가 불렀다.
“도원아! 인사 가자!”
“네!”
나는 바로 매니저를 향해 걸어갔다. 수중 촬영장에는 수중 카메라를 설치하느라 난리였다.
감독이 나를 보며 바로 눈짓했다.
“절정을 당신에게! 제니스의 차도원입니다.”
이종근 감독은 머리를 긁적이며 환하게 웃었다.
“아이고. 여전히 예쁘네. 한번 뵙긴 했죠? 여전하네.”
캐스팅 발표 전에 인터뷰는 먼저 한 적이 있었다. 뭐, 그때도 지금도 이분은 여전했다.
‘감각은 나쁘지 않은데, 물러.’
차라리 앞에 있는 이종근 감독이 호랑이였다면, 회귀 전에 이 드라마는 망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도원 씨 덕분에, 우리 제작 수월했어. 일찍 하겠다고 해 줘서 고마워.”
“뭘요. 저야말로 훌륭한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그때도 느꼈지만, 어린 친구가 참 겸손해.”
매니저가 바로 끼어들어서 말했다.
“우리 도원이가 그래요. 어디를 가도 칭찬을 듣죠. 얘 인성 가지고 말 나온 적 한 번도 없습니다. 감독님.”
“허허허. 그렇습니까? 대세라서 저도 콧대 좀 있을 줄 알았는데, 뵙고 의외다 싶었습니다.”
매니저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했다.
“우리 도원이 겸손해요